토끼의 왕, 2013
Rabbit Kingdom, 2013
괴물들이 사는 나라에선 괴물이 왕이다. 왕 토끼의 뱃속을 힘차게 역류해 입으로부터 태어난 괴물 토끼는 바른 길, ‘정류’를 찾아 내장 속을 쫓기듯 헤매지만 그는 영원토록 땅 아래를 역류하기만 한다. 얇고 희미한 탯줄이 마침내 끊어지는 순간, 괴물 토끼는 왕 토끼의 발 아래, 내장 속에서 그대로 유산된다.
내장 속에서 벌어지는 괴물 토끼의 역류, 땅 위로 쏟아지는 왕 토끼의 구토는 그저 한시적인 급체의 결과물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나는 생각보다 자주 체하고 그때마다 뱃속의 구토가 땅 위로 태어나지 못하도록 최선을 다해 억누른다. 사실 구토는 죄가 없다. 나는 오늘도 구토를 참기위해 끊임없이 투쟁하고 있다. 구토는 결백하지만, 괴물들이 사는 나라에선 괴물이 왕이다.
A monster becomes a king in monsters’ nation. A monster rabbit tries to find his way out, but he is eternally flowed back up beneath the earth. He is eventually miscarried in the intestine, under the foot of the rabbit king.
2013 Prak-sis Mini Art Festival in Chicago
2013 세종대 대학원 전시기획 <감각의 재해석 : 이형’연접-분리’공간異形’連接-分離’空間에 대한 보고서>
2016 CICA Museum 봄 국제 실험 영화 및 영상전 (04.13 – 04.17)
2018 아시아프 & 히든아티스트 페스티벌 미디어파트